내신 잘 받는 것이 가장 중요수능 대비는 추후에


2028 대입개편안 내용 잘 살펴야
좋은 내신성적 받아야 대입 유리
1학기 중간고사 준비부터 철저히
독서 틈틈이수행평가에서 중요
진로 및 전공 결정은 최우선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고1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대입’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학교에 대한 설렘도 잠시, 3월26일 치르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 이어 대입에 가늠자가 되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될 내신성적을 좌우하는 첫 중간고사까지 빡빡한 시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특히 학생부(내신)는 대입에서 60~80%를 차지하는 수시 전형의 주요 잣대가 되는 만큼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2028년 대입개편에 따라 내신 9등급제가 5등급제로 완화되지만, 기존 대비 상대평가 과목이 더 늘어나는데다 서울대가 정시에서 내신 40%를 반영하는 등의 변수가 생겨남에 따라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의 내신 1등급(10%)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1이 치르는 수능 역시 2028년 대입개편으로 출제유형이 바뀐다. 하지만 국어(화법과작문/언어와매체)와 수학(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의 선택과목이 통합되고,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으로 묶여 5문항이 늘어난다는 것 외에 출제 경향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이에 따라 수능은 출제유형과 출제경향이 구체화된 후 대비하는 편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고1의 경우 교과서도 전면 개정되는데 현재까지 고2, 고3 교과서가 나오지 않아 2028학년도 수능이 어떻게 출제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수능 대비가 아니라 내신, 즉 첫 시험인 중간고사에서 최고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1 학생들이 입학과 동시에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했다.

1 내신 고3까지중간고사 중요

3월26일 치르는 학평은 시험 출제 범위가 중학교 전 과정이어서 별도로 준비할 건 딱히 없다. 다만, 고2까지 매년 4회 치러지는 학평은 전국 단위에서 자신의 성적 위치는 물론 과목별 반 등수와 전교 등수 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3월 학평은 입학 후 치르는 첫 시험으로 수능 형식의 문제를 경험하고, 향후 수능 공부를 위한 출발점 진단으로 중요하다”며 “전년도 학평을 포함해 최소 2개년도의 3월 학평 기출 문제를 풀어보면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학평 출제범위 모든 과목을 챙길 수 없다면 자신 있는 1과목을 선택해 사전에 준비해 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중간고사는 4월 말∼5월 초에 치르지만, 3월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학생부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인 ‘교과학습 발달상황’에서 이른바 내신이라고 불리는 교과성적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2028년 대입에서는 수시뿐 아니라 정시에서도 내신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입 수시에서 교과전형이냐 종합전형이냐에 따라 내신성적 비중이 다소 차이는 있다”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그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의 학업역량이 필요하므로 일정 수준의 내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대부분이 내신 준비에 최선을 다한다. 문제는 공부한만큼 누구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닌데다 추후 성적을 올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첫 단추인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내신 석차등급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게 되면 등급 간 간격이 커 등급 향상이 이전보다 어렵다”며 “1학기 중간고사에서 국수영 과목이 3등급 이하로 밀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1 중간고사에서 무너지면 고등학교 전 과정이 힘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진학사가 2022∼2023년 2년간 진학닷컴에 3학년 1학기까지의 국어, 수학, 영어, 사회(한국사 포함), 과학 내신성적을 입력한 학생들을 분석한 결과, 전체 중 65.1%의 학생들이 고교 입학 후 첫 학기에 받은 성적과 3학년 1학기까지의 전 학년 평균 성적이 같은 등급대였다. 2개 등급 구간 이상으로 성적 변화가 컸던 학생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특히 첫 학기에 1등급대를 기록한 학생들의 78.5%는 3학년 1학기까지 1등급대를 유지하는 등 상위권일수록 등급 유지 비율이 높았다.

우연철 소장은 “고등학생이 되면 공부의 난도가 높아지고 학습량도 많아지는데, 주어진 시간 내에 이를 소화하려면 탄탄한 기초와 더불어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순수한 자기 공부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교육과 숙제만으로 이뤄지는 공부만으로는 성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비결은 과목별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유성룡 소장은 “학교 시험의 출제자는 과목별 선생님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수업시간에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교과서를 중심으로 한 예습과 복습이 중요하므로 국수영 교과서만큼은 가방에 갖고 다니길 권한다. 무엇보다 그날 배운 것을 그날 복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5~6월엔 수행평가독서 꾸준히

중간고사가 끝난 5∼6월에는 수행평가가 이어진다. 수행평가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뿐 아니라 중간·기말 등 지필평가와 더불어 내신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과목별로는 수행평가 기준이 높은 경우도 있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수행평가는 수업 중 토론이나 발표, 조사 연구, 탐구보고서, 독후 활동 등을 통해 이뤄진다.

유성룡 소장은 “수행평가는 교과 선생님들이 내주는 과제로 이뤄지므로, 선생님이 원하는 주제와 형식의 과제물을 마감기일에 맞춰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들어 책을 읽고 요약해 정리하는 것을 과제로 제출하게 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선생님의 추천도서는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행평가와 별개로 독서는 틈틈이 하면 여러 도움이 된다. 교과과정에서 궁금한 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주제 탐구나 독서가 활용될 수 있고, 그러한 계기로 참여한 활동은 과세특 등에 녹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독서는 자율활동이나 진로활동에서도 주요하게 활용된다. 학교 활동에서 배운 것을 독서로 확장·연계하는 과정을 통해 주도적 학습태도, 지적호기심 등을 보여줄 수 있다.

이치우 소장은 “학생부 평가요소에서 독서활동이 제외됐지만, 독서는 진로 관심 분야와 스스로 학습하는 태도를 동시에 보여준다”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관련된 책을 읽고 지식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을 학생부에 나타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심 분야나 진로 관련 동아리가 있다면 적극 활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업역량, 주도적 태도, 문제해결력, 도전정신 등을 드러낸다면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동아리 활동 내용뿐만 아니라 동아리 선택 계기와 활동을 통해서 느낀 점, 동아리 활동을 통한 변화와 의미를 따로 정리한다면 추후 면접을 대비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학생부에 의미 있는 내용 담기

고1 학생부터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평가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세특 기재 방식이 달라진다. 과목별로 작성되는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세특)’은 기존과 동일하게 모든 과목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기재되지만, 특기사항이 있는 학생에 한해 기재되는 ‘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개세특)’은 일부 변경된다.

현재 개세특에는 ‘수업량 유연화에 따른 학교 자율적 교육활동’이 포함돼 있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으로 수업량 유연화 제도가 폐지되면서 1학년부터 해당 항목이 삭제된다. 개세특 기재가 가능한 항목은 △한국학교·학력인정 대안학교·영재교육·발명교육·방송통신고교 등의 학습 경험 △과목 이수 △정규 교육과정 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현장실습 등으로 축소된다. 이때 영재교육과 발명교육은 학생부에 기재되지만 대입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일부 변경사항이 있긴 하지만, 대입 전형에 필요한 학생부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다. 모든 학교생활을 기록한 학생부는 학생의 학교 생활태도 및 학습 성장 변화를 담아내는 종합 성장 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데, 교사가 학생의 성장과 학습 과정, 학업성취도 및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해 기록한다.

따라서 고1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 등 학종의 주요 평가요소 중 자신이 어떤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지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학종은 서류평가 요소 중 어느 하나의 요소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지는 않으나, 지원자의 강점이 두드러진다면 교과성적에서 약점이 있어도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철 소장은 “수시 학종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학업능력 및 태도를 관찰해 기록하는 세특이 학생을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기 때문에 수업에서 어떤 활동이든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학업에 대해 어떤 열정을 보이는지, 교과 활동에서 특정 주제를 선정한 이유와 함께 어떠한 과정으로 탐구해 나갔는지 등을 통해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과세특은 학생들의 학업역량과 학습 태도, 지적 호기심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수업시간의 태도와 참여도는 기본이고, 교사와의 상호작용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이치우 소장은 “세특은 학생이 보여준 교과의 흥미와 강점,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학생에게서 관찰된 의미 있는 요소를 교사가 관찰해 작성한다”며 “개인별 또는 모둠별 활동 중 보여준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소장은 “지나치게 진로만 강조한 과세특보다는 해당 과목의 우수한 학업 역량을 먼저 표출한 뒤, 진로를 함께 연계하는 것이 더 나은 과세특”이라고 덧붙였다.

진로 및 전공 탐색 병행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를 아직 선택하지 못했다면, 진로 및 전공 탐색을 병행해야 한다. 진로 탐색의 첫 번째는 나의 관심사와 잘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다. 거창한 것을 적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소한 것이어도 괜찮다.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적어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관심사가 영화이고, 관련 산업으로 가고 싶다면 영화감독이나 기획자(프로듀서), 영화평론가, 시나리오 작가 등으로 진로를 설정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국어국문학과, 철학과 등을 목표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떠오르는 것이 없다면 성적이 가장 잘 나오는 과목이나 좋아하는 과목을 생각해볼 수 있다. 김병진 소장은 “역사 관련 과목(한국사, 세계사, 동아시아사 등)을 좋아하는 경우, 학자나 교사 쪽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치가나 외교관 등 좀 더 폭넓게 생각해볼 수 있다”며 “정치와 외교는 과거의 역사적 사건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 외에 특정 국가 간 역사적 갈등이나 협력 배경을 이해해야 올바른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진로 선택을 할 때는 직관적으로 생각하기보다 폭넓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공과 진로에 대한 고민 해결이 잘 안된다면, 진로 정보망 커리어넷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커리어넷은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진로 정보망으로 누리집(https://www.career.go.kr)에 들어가면 진로 심리검사, 진로 상담, 직업/학과 정보, 진로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다. 특히, 진로 심리검사(중·고등학생용)는 무료로 할 수 있다. 직업적성검사, 진로성숙도검사, 직업흥미검사(K), 직업흥미검사(H), 진로개발역량검사 총 6가지 검사로 나뉘어 있으며, 한 검사당 20분 정도로 하루에 다하면 2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부담이 크지 않다.

* 고등학교에서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대신 1차 지필평가, 2차 지필평가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학생과 학부모 편의와 이해를 돕기 위해 중간고사, 기말고사 용어를 사용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김미영 기자

출처 : 한겨레신문